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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탱의 냉탱
만달레이 왕궁 구경 후, 만달레이 힐로 갔다. 만달레이 힐은 해발 236m의 작은 언덕인데 이 곳에서 만달레이를 내려다볼 수 있었다. 탁 트인 공간에서 도시를 내려보는 것은 조금 아찔하면서도 좋은 경험이었다. 서울이나 싱가포르처럼 고층 건물이 없는 도시의 전경을 보는 건 낯설고 새로웠다. 이 곳에서 만달레이 왕궁에서 만났던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다시 만났다. 그곳에서 유물들을 여기저기 만지고 앉고 눕기까지 했던 진상 중국인 아저씨도 다시 만나게 되었는데 이제는 나한테 진상을 부렸다. 동남아시아 여행을 갔을 때, 같이 사진을 찍자는 경험은 항상 있었기 때문에 이 아저씨가 사진을 찍자고 했을 때,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고 거절했다. 보통 여자면 같이 찍고 남자면 안 찍는다. (인도네시아에서 사진을 찍을 때, ..
호수의 마을, 인레를 떠나 도착한 미얀마 여행의 마지막 도시는 만달레이였다. 길고도 짧았던 미얀마 여행의 마지막이 다가오고 있었고 한식이 너무 먹고 싶었다. 그래서 만달레이에서 첫 번째 일정은 다이아몬드 플라자였다. 다이아몬드 플라자는 만달레이 쇼핑몰을 검색하면 제일 먼저 나오는 곳이다. 어쩌면 만달레이에서 가장 도시적인 공간일 수도 있겠다. 다이아몬드 플라자에 도착해서 내가 마주한 모습은 노점상들이었다. 쇼핑몰 앞으로 노점상과 식재료 가판대가 있었다. 이 곳에서 현지인들은 식사를 하고 식재료를 구입했다. 바로 쇼핑몰 앞인데 이렇게 장사를 해도 괜찮은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런 생각을 하는 건 나뿐인 듯했다. 다이아몬드 플라자는 세 가지 목적 (1. 슈퍼마켓 방문 2. 한식 3. 환전)이 있다면 ..
탁발 행렬이 보고 싶어서 새벽 5시에 일어났다. 일어나서 준비를 하고 탁발 행렬이 지나가는 길목에서 하염없이 기다렸는데 새벽 6시가 되자 스님 한 분이 지나가셨다. 그 분은 심지어 탁발도 안 하셨다. 알고 보니 탁발 행렬은 랜덤이었고 내가 기다렸던 날은 안 하는 날이었다. 탁발 행렬이 있을지 없을지는 현지인도 모르는 듯하다. 만달레이에 가면 매일 아침 탁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으니 인레에서는 볼 수 있으면 좋고 아니면 말고의 마음을 가지는 게 좋을 것 같다. 탁발 행렬을 놓치고 전날 보트를 탔던 가게를 찾아가기로 했다. 인레 근교에 인데인 사원이 있는데 그 곳은 보트를 타고 인레에서 1시간 정도 가야했기 때문이다. 내가 묵었던 호텔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였는데 자전거를 타고 1시간이 지났는데도 못 찾았다..
미얀마에서 세 번째 도시는 인레였다. 바간에서 슬리핑 버스를 타고 인레로 갔다. 나는 따웅지로 가는 티켓을 샀는데 내리는 건 인레에서 내렸다. 티켓을 잘못 사더라도 목적지를 크게 말해주고 버스 승무원이 목적지 조사를 하기 때문에 혹시 잘못 샀더라도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인레로 올 때는 JJ EXPRESS 버스를 타고 왔는데 양곤에서 바간으로 갔을 때 탔던 일반 버스에 비해서 너무 편하고 좋았다. 버스 회사에서 작은 버스를 보내서 호텔에서 버스 터미널까지 데려다주었고 좌석도 훨씬 편했다. 도착했을 때는 새벽 6시였다. 예정 시간보다 2시간 일찍 도착해서 너무 이른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었는데 인레는 조용한 시골 동네라 위험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덕분에 8시간 동안 푹 자고 인레에 도착할 수 ..
바간에서 사원만 보기는 아쉬워서 근교에 있는 포파산에 가기로 결정했다. 포파산은 바간에서 약 1시간 정도 걸리는 곳으로 산 정상에 사원이 있고 산을 오르는 길에 야생 원숭이를 만날 수 있어서 매력적인 관광지이다. 나는 오스텔로 벨로 게스트 하우스에 점심을 먹으러 갔다가 데이투어를 예약했다. 바간에 도착해서 내가 머무는 호텔에서 버스표를 예약했는데 예약 당사자가 오스텔로 벨로 게스트 하우스로 되어 있었다. 그래서 호텔 이야기하면 더 비싸고 오스텔로 벨로 게스트 하우스는 바로 앞에 있었기 때문에 점심 먹으러 간 김에 예약을 했다. 게스트하우스 손님이 아니더라도 나처럼 와서 데이투어나 버스 티켓을 예약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 듯했다. 그리고 여기에는 대체로 사람이 많아서 당일에 가도 최소 인원이 채워져서 출발..
바간에는 일몰, 일출 그리고 사원뿐이라는 말을 들었다.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인데, 문제는 사원이 엄청 많다는 것이다. 어디를 보아도 사원이고 불탑이고 불교 유적들이라서 신기할 따름이었다. 이렇게 많은 사원들을 다 볼 수 없지만 볼 수 있는 만큼 많이 보고 가자는 생각으로 둘째 날도 사원을 관광하러 출발했다. 둘째 날에는 이스쿠터를 타고 갔는데, 스쿠터 가게에서 직원을 섭외해서 같이 갔다. 현지인과 동행한 덕분에 근처에 있는 강가도 구경하고 현지 사람들이 많이 가는 사원도 소개받았다. 바간은 대중교통이 딱히 없기 때문에 자유여행객에게 이스쿠터 운전은 필수이다. 하지만, 이스쿠터 운전을 못 한다고 자유여행을 할 수 없는 건 또 아니다. 나처럼 운전을 못 하는 사람들은 툭툭 기사를 부르거나 택시를 예약하면 된..
오늘은 내가 제일 기대했던 열기구를 타는 날이었다. 열기구는 내가 미얀마 여행을 결정한 이유이자 바간에 온 이유이기도 했다. 미얀마 열기구 회사는 Balloons over the Bagan, Oriental Ballooning, Golden Eagle Ballooning이 주요 회사들이고 가격 면에서도 구성 면에서도 딱히 차이는 없는 것 같다. 나는 Golden Eagle Ballooning에서 예약을 했는데, 이 회사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는 없다. 열기구를 예약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이다. 1. 회사 별 공식사이트 , 2. KLOOK, 3. 블로그나 카페를 통한 예약, 4. 현지 여행사에서 예약인데 나는 이 네 가지 방법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예약했다. 먼저, Klook은 예약을 하면 바로 확정이 되는 ..
호텔 주변에 아무것도 없었고 이바이크를 배우기를 실패한 나는 택시보다 저렴한 툭툭를 부르기로 결정했다. 호텔에서 불러 준 툭툭이라서 전혀 저렴하지 않았지만 선택권이 없었다. 툭툭 아저씨랑 사원 한 두 군데에 들러서 구경도 하고 사진도 찍고 이야기도 간간히 했다. 그러면서 좀 가까워졌는데 아저씨가 사원 근방에 전통 마을이 있는데 되게 추천하는 곳이라면서 가겠냐고 물어봤다. 바간에는 사원 밖에 없는 줄 알았는데 전통 마을 관광지도 있다니 너무 끌렸다. 게다가 그때까지 추천하는 장소가 하나도 없었는데 관광객을 상대하는 이 사람이 괜찮은 곳이라고 추천하는 거면 정말 괜찮겠다 싶었다. 이때까지도 나는 미얀마 사람들이 때 묻지 않고 엄청 순수한 사람들이라고 믿고 있었고 보기 좋게 바간 첫 날에 두 번째 사기를 당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