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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미얀마

[미얀마 만달레이] 인생샷 명소, 만달레이 힐

냉탱 2020. 4. 24. 10:00

만달레이 힐에서 만달레이를 내려다 볼 수 있는 곳

 만달레이 왕궁 구경 후, 만달레이 힐로 갔다. 만달레이 힐은 해발 236m의 작은 언덕인데 이 곳에서 만달레이를 내려다볼 수 있었다. 탁 트인 공간에서 도시를 내려보는 것은 조금 아찔하면서도 좋은 경험이었다. 서울이나 싱가포르처럼 고층 건물이 없는 도시의 전경을 보는 건 낯설고 새로웠다. 이 곳에서 만달레이 왕궁에서 만났던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다시 만났다. 그곳에서 유물들을 여기저기 만지고 앉고 눕기까지 했던 진상 중국인 아저씨도 다시 만나게 되었는데 이제는 나한테 진상을 부렸다. 동남아시아 여행을 갔을 때, 같이 사진을 찍자는 경험은 항상 있었기 때문에 이 아저씨가 사진을 찍자고 했을 때,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고 거절했다. 보통 여자면 같이 찍고 남자면 안 찍는다. (인도네시아에서 사진을 찍을 때, 몰래 엉덩이를 만지는 개의 자식이 있었다.) 거절을 했는데도 이 아저씨는 몰래 관광하는 나를 찍고 있었다. 기초 중국어를 조금 할 수 있기 때문에 기분 나쁘니까 찍지 말라고 찍은 것도 지우 게 했다. 그랬는데도 말귀를 못 알아듣고 계속 찍고 있었다. 중국에 돌아가서 자신의 아들이랑 가족한테 보여주려고 찍는다는 말 같지 않은 개소리도 하면서 말이다. 내가 중국어를 좀 더 잘했으면 욕도 하고 화도 낼 수 있었을 텐데 지우라고 하고 도망갈 수밖에 없었다. 화낼 수 없었던 게 너무 후회가 되었다. 이 아저씨 때문에 여행을 끝나고 중국욕을 공부했다. 앞으로 이런 민폐 도촬남을 만나면 중국욕을 해줄 수 있게 되었다. 

 

 

 불교 국가인 미얀마답게 만달레이 힐에도 사원이 있다. 이 곳은 부처님이 오백 나한을 이끌고 순례했던 곳으로 부처님이 열반에 든 뒤 이곳은 불교 도시로서 발전할 것이며, 왕조는 부귀영화를 누릴 것이라고 예언한 곳이라고 한다. 그 자리에 이 사원을 세운 것이다. 관광지로 유명한 곳이라서 그런지 올라갈 때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갔고 내려갈 때 엘리베이터를 타고 갔다. 입구에서 신발도 무료로 맡아주고 직원도 상주하고 있었다. 내가 갔을 때는 한쪽에서 사원 타일 조각 보수를 하고 있었다. 묵묵하게 자기할 일을 하는 아저씨가 멋있었다. 묵묵히 타일 조각들도 멋진 사원의 부분들을 완성하는 아저씨가 장인처럼 보였다. 

 

 나는 이 곳이 인생샷의 명소라고 듣고 왔기 때문에 사진에 나온 장소를 찾아 헤맸다.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가 없어서 직원에게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 장소가 어디에 있는지 물었다. 한두 바퀴를 돌았는데도 찾을 수 없어서 잘못 찾아온 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사람들이 만달레이 일몰을 보러 왔다가 인생 샷을 찍고 간다는 그곳은 아래층에 있었다. 나처럼 사원을 돌면서 찾지 말고 인생 샷 포인트를 찾는 분들은 계단을 내려가면 된다. 계단을 내려가니 아직 해가 지기 이른 시간이라서 그런지 나뿐이었다. 여유롭게 구경을 하면서 벤치에 앉아 사진도 찍고 일몰을 기다렸다. 사원 자체가 거울 재질로 꾸며져 있어서 풍경과 햇빛이 반사되어 미얀마에서 갔던 사원들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혼자 온 여행의 가장 아쉬운 점은 사진 찍어줄 사람이 없다는 것 같다. 인생샷의 명소에 왔지만 마음에 쏙 드는 사진은 건지지 못했다. 그래도 다른 나라에서 여행 온 관광객들과 사진을 서로 찍어주면서 일몰을 기다리니 그건 그것대로 재미있었다. 

 

만달레이 힐 (Mandalay Hill)

입장료: 1,000짯 

Tip1. 사람들이 많이 사진을 찍는 장소는 아래층에 있습니다.

Tip2. 일몰을 본다면 아래층 보다는 입구와 출구가 있는 층이 탁 트여서 더 좋을 듯합니다.

 

 만달레이 힐에서 일몰 감상 후, 숙소 근처로 돌아와 저녁을 먹었다. 숙소는 만달레이 왕궁 바로 반대편에 있는 곳이었다. 오토바이를 타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예쁜 카페를 발견해서 들어갔다. 내부도 깔끔하고 예쁘지만 외부는 식물원 느낌이었다. 어두워서 사진에 잘 담기지 않아서 사진을 찍지 않았지만 괜찮은 곳을 발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날도 여기에서 밥을 먹었지만 다음날도 들러서 커피도 마시고 저녁에는 밥도 먹었다. 샌드위치나 간단히 요기를 할 음식도 팔지만 현지식도 팔고 있어서 이 곳에서 한 끼 정도 식사를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내가 이 곳에서 마셨던 라떼도 맛있었고 음식들도 맛있었다. 그래서 만달레이의 숨겨진 맛집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 무엇보다 나는 여기서 소이캔들도 세 개나 구입했는데 지금까지 잘 쓰고 있다. 굳이 밥을 먹지 않아도 향초를 구입하러 들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My Tree Cafe

주소 : 26th St between 73st and, 74th St, Mandalay, Myanmar

영업 시간: 오전 9시 ~ 오후 9시 (월요일 ~ 일요일)

 

  밤이 되니 만달레이 왕궁 앞에서 분수쇼를 하고 있었다. 이 길을 따라서 사람들이 산책도 하고 분수 구경도 하고 있었다. 낮에는 엄청 더웠지만 밤이 되니 아주 약간 선선해져서 산책하기 좋았다. 그래서 그런 지 사람들이 꽤 걸어 다니고 있었다. 이 근처에서 숙박하게 되면 밤에 이 곳을 산책하는 것도 나름대로 운치 있는 경험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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