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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미얀마

[미얀마 바간] 포파산 하이킹 & 타웅쿨라 사원 & 야생 원숭이

냉탱 2020. 4. 20. 10:00

타웅쿨라 사원 입구

 바간에서 사원만 보기는 아쉬워서 근교에 있는 포파산에 가기로 결정했다. 포파산은 바간에서 약 1시간 정도 걸리는 곳으로 산 정상에 사원이 있고 산을 오르는 길에 야생 원숭이를 만날 수 있어서 매력적인 관광지이다. 나는 오스텔로 벨로 게스트 하우스에 점심을 먹으러 갔다가 데이투어를 예약했다. 바간에 도착해서 내가 머무는 호텔에서 버스표를 예약했는데 예약 당사자가 오스텔로 벨로 게스트 하우스로 되어 있었다. 그래서 호텔 이야기하면 더 비싸고 오스텔로 벨로 게스트 하우스는 바로 앞에 있었기 때문에 점심 먹으러 간 김에 예약을 했다. 게스트하우스 손님이 아니더라도 나처럼 와서 데이투어나 버스 티켓을 예약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 듯했다. 그리고 여기에는 대체로 사람이 많아서 당일에 가도 최소 인원이 채워져서 출발할 수 있다고 했다. 

 

포파산 상점의 모습들

 포파산을 오르는 길에는 기념품 상점들과 음식을 파는 작은 노점들이 있었다. 딱히 흥미가 있지는 않아서 발걸음 재촉했다. 포파산 정상까지는 계단으로 되어 있는데 총 777개라고 한다. 그리고 가는 길에는 장애물들이 있는데, 바로 야생 원숭이이다. 야생 원숭이들에게는 여기가 서식지이기 때문에 이 곳에서 먹고 마시고 싼다. 먹고 마시는 건 괜찮지만 아무데서나 볼일을 보기 때문에 원숭이의 X을 밟게 될 수 있다. 청소를 해주시는 분들이 있긴 한데 모든 구간이 깨끗하지는 않다. 어느 구간부터는 신발을 벗고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내 물건을 지키면서 바닥에 있는 더러운 것들을 요리조리 피해서 가야 한다. 야생 원숭이들이 온순하지 않기 때문에 원숭이도 피해야 하고 길이 좁기 때문에 내가 지체하면 다 밀린다. 그리고 계단도 가파른 편이라서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정말 조심할 것 투성이인 하이킹이었다. 아, 꾸리꾸리 한 냄새는 덤이다. 

 

낫 신앙 정령

 포파산에 있는 사원은 미얀마의 토속신앙인 낫 신앙을 기리며 만들어진 것들이다. 낫 신앙의 정령들은 부처님 같으면서도 특이했는데 피부가 하얗고 눈코입이 자기주장이 강했다. 그리고 사람 모습을 한 것들도 있었다. 네온사인을 장식을 좋아하는 것인지 알록달록한 네온사인으로 장식되어 있어서 내가 아는 종교의 성스러움과는 약간 대비되었다. 그리고 화려하기도 했다. 나는 이 신앙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기 때문에 정상에 가려고 열심히 지나쳤지만 미얀마 사람들은 앞에 앉아서 기도도 하고 기도문 같은 것들도 외웠다.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은 모습의 사원이었다. 

 

타웅쿨라 사원으로 올라가는 길

 포파산은 계단이 있어서 상대적으로 등산이 쉬운 편임에도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힘들었다. 등산뿐만 아니라 원숭이의 접근이나 X 지뢰를 피해야 하기 때문에 조금 더 피곤했던 것도 있다. 등산을 하면서 중간중간 멈춰서 경치를 봤다. 산 중턱에서 아래를 내려다봤는데 탁 트이고 나무가 가득 찬 숲의 모습이 보였다. 나무들 사이로 집들이 꽤 많이 보여서 신기했다. 포파산은 건강한 사람들에게는 30-40분 정도 걸리는 하이킹 코스이다. 조금 숨이 차긴 하지만 힘든 코스는 아니다. 하지만 이 코스를 연세가 있으신 분들이 혼자 가기에는 계단이 많고 가팔라서 조금 힘들다. 그래서 그런지 부모를 모시고 온 자식들이 많이 있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천천히 올라가고 상황에 따라서는 업어서 내려갔는데 그 모습이 위태로워 보이면서 따뜻했다.

 

다소 거친 야생 원숭이들

 포파산에 사는 원숭이들은 말 그대로 야생 원숭이이다. 그래서 거칠다. 그래도 가까이 다가가거나 관심을 주지 않는다면 원숭이들도 사람을 괴롭히지 않는다. 원숭이들이 다가와도 무서워하거나 소리지르지 않고 무시하고 지나가면 건드리지 않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중간중간 청소하는 현지인들이나 관리하는 사람들이 원숭이가 도가 지나친 것 같으면 소리를 내서 쫒아주신다. 원숭이들의 서식지이기 때문에 원숭이를 피할 수는 없지만 그 덕분에 다양한 원숭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금빛 타웅쿨라 사원에서 내려다 보이는 풍경들

 내가 포파산간다고 했을 때, 바간에서 만난 한국인 관광객들은 별로라고 들었다며 비추천한다고 했다. 포파산은 관광객들에게 원숭이 X밭으로 유명하고 추천하지 않는 관광지로 알려진 것 같다. 사실, 관광지는 꼭 가야 한다거나 꼭 가지 말아야 하는 곳은 없다고 생각한다. 바간에서 사원 투어를 하다가 사원을 너무 많이 봐서 그 사원이 그 사원 같기도 했고 너무 더워서 갑자기 오게 된 곳이 포파산이다. 들었던 대로 더러웠지만 나쁘지는 않았다. 바간 근교이기 때문에 바간과 분위기가 다르고 산 위에 사원이 있기 때문에 특이한 경험이었다. 위생에만 신경을 쓴다면 포파산을 제대로 즐길 수가 없다. (그렇다고 신경을 아예 안 쓸 수는 없다.) 그래도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보이는 풍경과 원숭이 무리들의 모습, 산 정상에 위치한 사원에 다 달았을 때의 기분, 금빛 파고다의 모습을 즐길 수 있다. 그래서 나는 포파산을 투어를 추천하지도 비추천하지도 않는다. 시간이 되면 한번 가 볼만한 곳이라고 생각한다.   

 

포파산 투어

Tip1. 물티슈 챙기기

Tip2. 신발을 넣을 비닐봉지 챙기기

 

멀리서 보는 타웅쿨라사원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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