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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탱의 냉탱
바간에는 일몰, 일출 그리고 사원뿐이라는 말을 들었다.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인데, 문제는 사원이 엄청 많다는 것이다. 어디를 보아도 사원이고 불탑이고 불교 유적들이라서 신기할 따름이었다. 이렇게 많은 사원들을 다 볼 수 없지만 볼 수 있는 만큼 많이 보고 가자는 생각으로 둘째 날도 사원을 관광하러 출발했다. 둘째 날에는 이스쿠터를 타고 갔는데, 스쿠터 가게에서 직원을 섭외해서 같이 갔다. 현지인과 동행한 덕분에 근처에 있는 강가도 구경하고 현지 사람들이 많이 가는 사원도 소개받았다. 바간은 대중교통이 딱히 없기 때문에 자유여행객에게 이스쿠터 운전은 필수이다. 하지만, 이스쿠터 운전을 못 한다고 자유여행을 할 수 없는 건 또 아니다. 나처럼 운전을 못 하는 사람들은 툭툭 기사를 부르거나 택시를 예약하면 된..
오늘은 내가 제일 기대했던 열기구를 타는 날이었다. 열기구는 내가 미얀마 여행을 결정한 이유이자 바간에 온 이유이기도 했다. 미얀마 열기구 회사는 Balloons over the Bagan, Oriental Ballooning, Golden Eagle Ballooning이 주요 회사들이고 가격 면에서도 구성 면에서도 딱히 차이는 없는 것 같다. 나는 Golden Eagle Ballooning에서 예약을 했는데, 이 회사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는 없다. 열기구를 예약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이다. 1. 회사 별 공식사이트 , 2. KLOOK, 3. 블로그나 카페를 통한 예약, 4. 현지 여행사에서 예약인데 나는 이 네 가지 방법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예약했다. 먼저, Klook은 예약을 하면 바로 확정이 되는 ..
호텔 주변에 아무것도 없었고 이바이크를 배우기를 실패한 나는 택시보다 저렴한 툭툭를 부르기로 결정했다. 호텔에서 불러 준 툭툭이라서 전혀 저렴하지 않았지만 선택권이 없었다. 툭툭 아저씨랑 사원 한 두 군데에 들러서 구경도 하고 사진도 찍고 이야기도 간간히 했다. 그러면서 좀 가까워졌는데 아저씨가 사원 근방에 전통 마을이 있는데 되게 추천하는 곳이라면서 가겠냐고 물어봤다. 바간에는 사원 밖에 없는 줄 알았는데 전통 마을 관광지도 있다니 너무 끌렸다. 게다가 그때까지 추천하는 장소가 하나도 없었는데 관광객을 상대하는 이 사람이 괜찮은 곳이라고 추천하는 거면 정말 괜찮겠다 싶었다. 이때까지도 나는 미얀마 사람들이 때 묻지 않고 엄청 순수한 사람들이라고 믿고 있었고 보기 좋게 바간 첫 날에 두 번째 사기를 당했..
바간에는 정말 불교 사원이 많았다. 툭툭을 타고 가는 동안, 눈을 돌리면 (과장을 조금 보태서) 어느 방향에서건 불교 사원을 볼 수 있었다. 그래서 궁금해졌다. 왜 이렇게 바간에는 사원이 많은 것이고 이 모든 사원의 역할은 무엇이었는 지 알고 싶어졌다. 기원전 9세기에서 13세기까지 바간은 파간(Pagan) 왕조의 수도였다. 바간 왕조는 현대 미얀마 영토로 처음 통일시켰으며 미얀마에 버마의 문화, 민족성, 소승 불교를 설립한 왕조이다. 이 시기에 파간 왕조의 영향으로 만 개가 넘는 불교 사원, 파고다, 수도원이 지어졌고 현재까지도 남아있는 건축물들이 3,000여개도 넘는다고 한다. 불교도인 미얀마인들에게 최고의 공덕(착한 일을 하여 쌓은 업적과 어진 덕)은 파고다를 짓는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파간 왕조..
양곤에서 1박만 하고 두 번째 도시, 바간으로 야간버스를 타고 이동을 했다. 양곤에서 버스를 타려면 Aung Min Galar Bus Station으로 가야 한다. 다른 도시로 넘어가는 사람들은 이 곳에서 버스를 타는 것 같았다. 내가 탈 버스 회사 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버스 회사의 사무실이 여기에 있었다. 나는 여기까지 호스텔에서 택시를 타고 갔는데, 나랑 같이 택시를 탔던 사람들이 모두 버스 회사가 달랐다.그리고 버스 회사가 달라서 각각 다른 위치에서 내렸는데 걷기는 꽤 되는 거리였다. 보통 외국인들은 JJ Express나 Famous를 선호한다. 이 버스들은 VIP버스에 해당한다. 그 외의 버스들은 미얀마의 기본 시외버스들인데 이 버스를 한 번 타보면 왜 사람들이 왜JJ Express를 타라고 하..
내가 양곤을 여행했던 시기는 더딘쥿(Thadingyut)이라고 불리는, 미얀마에서 불교도들에게 중요한 빛의 축제 기간이었다. 더딘쥿은 미얀마 력에서 일곱번 째로 달로, 음력으로 보름달이 뜨는 날과 하루 앞뒷날을 포함해서 3일 동안 축하하는 축제이다. 부처님이 천상에서 잠시 지상으로 내려오는 시기로, 부처님의 몸에서 내뿜는 빛이 지상세계 전체를 대낮처럼 환하게 밝히다는 전설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미얀마인들은 파고다, 사원, 집, 심지어 거리의 가로수들에도 촛불, 등불, LED조명을 두어서 이 기간을 축하한다. 물의 축제인 띤잔(Thingyan)을 제외하고 두 번째로 큰 명절인, 더딘쥿 기간은 5일 정도되는데 미얀마인들은 그 동안 방문하지 못했던 고향 방문을 이 기간에 하기 때문에 다소 교통이 혼잡하기도 ..
내가 미얀마를 가야겠다고 결정을 한 건, 한 장의 사진 때문이었다. 중국 교환학생 시절에 태국 친구가 보여준 사진이 계기가 되었다. 당시에 미얀마라는 나라도 몰랐다. 붉은 하늘에 열기구가 하늘에 떠 있는 사진이었는데 너무 아름다웠다. 태국 친구의 친구가 직접 미얀마에 가서 찍은 사진으로 그 친구가 미얀마를 갔던 이유가 바로 이 풍경 때문이었다고 했고 그것은 나에게도 미얀마 여행을 버킷리스트에 넣는 이유가 되었다. 교환학생을 끝낸 2016년 이후로 한 동안 바쁜 시기이기도 했고 미얀마 내전 때문에 여행 위험 지역으로 분류되어 있어서 그동안 생각만 하고 미얀마를 갈 기회를 잡지 못했다. 하지만 요 근래에 '여행에 미치다'나 인스타그램에 미얀마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의 사진들을 보게 되었고 마침 무비자 기간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