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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미얀마

[미얀마 양곤] 미안, 미얀마

냉탱 2020. 4. 13. 10:00

 내가 미얀마를 가야겠다고 결정을 한 건, 한 장의 사진 때문이었다. 중국 교환학생 시절에 태국 친구가 보여준 사진이 계기가 되었다. 당시에 미얀마라는 나라도 몰랐다. 붉은 하늘에 열기구가 하늘에 떠 있는 사진이었는데 너무 아름다웠다. 태국 친구의 친구가 직접 미얀마에 가서 찍은 사진으로 그 친구가 미얀마를 갔던 이유가 바로 이 풍경 때문이었다고 했고 그것은 나에게도 미얀마 여행을 버킷리스트에 넣는 이유가 되었다. 교환학생을 끝낸 2016년 이후로 한 동안 바쁜 시기이기도 했고 미얀마 내전 때문에 여행 위험 지역으로 분류되어 있어서 그동안 생각만 하고 미얀마를 갈 기회를 잡지 못했다. 하지만 요 근래에 '여행에 미치다'나 인스타그램에 미얀마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의 사진들을 보게 되었고 마침 무비자 기간이 연장되어서 이 때다 싶어서 미얀마 여행을 결정했다. 여행 경로는 국민 루트인 양곤-바간-인레-만달레이로 정했고 친구들에게 같이 가자고 꼬셨는데 내가 들었던 대답은 "미안, 미얀마는 별로 가고 싶지 않아." 그래서 결국 혼자 가게 된 미얀마. 혼자 갔기 때문에 충분히 누리고 느낄 수 있었던 여행이었고 여행메이트는 없었지만 블로그 공유해서 사람들과 나눌 수 있으니 그걸로 되었다고 생각한다. 

 

미얀마에서 첫 식사는 샌드위치와 감자튀김 그리고 소중한 미얀마 맥주

 직장인에게는 단 하루의 휴가도 소중하기 때문에 퇴근하자마자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미얀마 양곤으로 퇴근했다. 조금 피곤하지만 토요일부터 관광을 하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공항은 별로 크지 않았다.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갔고 거기에서 걸어서 예약해 둔 호스텔로 갔다. 미얀마의 첫인상은 도시인 듯 도시 아닌 시끄러운 도시였다. 도시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불빛이라서 조금 무서웠고 낯설어서 더 무서웠다. 그리고 왠지 미얀마 사람들도 낯선 여행자인 나를 보는 것 같다는 이상한 생각을 해서 무서웠던 것도 있었다. 여행 첫날부터 혼자 미얀마를 온 게 후회되었지만 이건 오래가지 않았다. 미얀마는 너무 매력적인 나라였기 때문이다. 종점에서 내려서 20분 정도 걸렸을까 예약해 둔 호스텔에 도착했고 잘 도착했다는 안도감 때문인지 배가 고팠다. 샌드위치와 감자튀김을 시켰는데, 시장이 반찬인 건지 너무 맛있었다. 그리고 너무 잘했던 건 첫날부터 미얀마 맥주를 마셨고 그래서 맛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것이다. 여행 내내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미얀마에서 맥주를 마셨고 기념품으로도 맥주를 사 왔다. 티셔츠도 살 뻔했다. 

 

양곤의 랜드마크, 술레 파고다 그리고 일요일의 부처님

 양곤에서 첫 번째 장소는 술레 파고다였다. 전날 밤 어두운 양곤의 밤길을 걸을 때, 멀리서 환하게 빛나던 곳이라서 인상 깊었던 장소였다. 빛이 밝은 만큼 날벌레가 많기도 했다. 어쨌든 호스텔에서 가까워서 아침을 먹고 바로 양곤의 종교적 장소이자 역사적인 장소인 술레파고다를 방문했다. 술레 파고다는 양곤 시내에 있는 작은 사원이다. 작지만 2,500년 전에 부처님의 머리카락을 모시기 위해서 건축되었기 때문에 미얀마인들에게나 불교도들에게 종교적으로 무척 의미 있는 장소이다. 또한 미얀마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인, 8888 항쟁과 2007년 반정부 시위의 거점이었기 때문에 역사적인 장소로 여겨지기도 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아마도 술레 파고다를 양곤의 상징이라고 부르는 게 아닐까 싶다. 

 술레 파고다는 48미터이며 대리석 바닥으로 이루어져 있다. 화려한 금장식으로 이루어진 독특한 건축 양식이며 파고다의 꼭대기에는 동으로 만든 열 개의 종이 달려 있다. 또한 사원 내에는 요일을 상징하는 여덟 개의 불상이 있는데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각각의 요일을 상징한다. 단, 수요일은 부처님 오신 날 때문에 두 개이다. 사원 방문객들은 자신의 생일인 요일에 가서 기도를 하고 건강, 번영, 운 등을 빌기도 한다. (예를 들어서, 2020년 4월 13일이 생일인 경우, 월요일 불상에 가서 물을 붓고 기도를 하면 된다.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계속 월요일의 부처님께 기도드리게 된다.)

 

 

술레 파고다 (Sule Pagoda)

주소 : Junction of Sule Pagoda Road, မဟာဗန္ဓုလလမ်း, Yangon 11141 Myanmmar

 

Tip1. 사원에 들어가기 전에 신발 벗기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어디에 신발을 벗어두었는 지 기억하기

Tip2. 옷차림 주의하기 ( 어깨, 배, 다리가 드러나는 옷 혹은 너무 타이트한 옷) 

Tip3. 입장료는 4000짯 혹은 USD 3

Tip4. 언어 교환을 하고 싶은 학생이라고 하면서 가이드해 주겠다는 사람들 조심하고 따라가지 않기

Tip5. 대리석 바닥이라서 발이 몹시 뜨거우니 마음을 단단히 먹기

 

멀리서 봐도 아름다운 술레 파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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