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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미얀마

[미얀마 만달레이] 우베인 다리에서 미얀마 마지막 일출

냉탱 2020. 4. 26. 23:54

우베인 다리에서 본 일출

 우베인 다리는 만달레이에서 유명한 관광지 중 하나이다. 세상에서 제일 긴 티크로 만든 다리인데 그 길이가 1.2km나 된다. 나무로 이렇게 긴 다리를 만들었다는 것에 한 번, 170년의 역사에 두 번 놀라게 되는 곳이다. 보통 관광객들은 해가 질 무렵에 가지만 나는 일출을 보러 갔다. 워낙 일몰이 유명한 장소라서 일몰 때는 사람이 많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미얀마에서의 마지막 날이었기 때문에 조용하게 하루를 시작하고 싶었다. 그리고 미얀마에서 여행하는 내내 일출과 일몰을 놓쳤기 때문에 이번에는 꼭 예쁜 일출을 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일출을 실패하면 일몰이라도 다시 한 번 보러가야 겠다는 마음으로 새벽 5시에 출발했다. 처음 오토바이 택시를 예약할 때, 한 시간 반정도 걸린다고 했는데 예상보다 훨씬 일찍 도착했다. 50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길에 차도 없고 오토바이도 없어서 어두운 새벽녘을 달리는 기분이 좋았다. 우베인 다리로 가는 길에 하늘이 붉게 물들길 시작했는데 그 풍경도 너무 아름답고 좋았다. 우베인 다리에서 꼭 일몰을 봐야 하는 것이 아니라면 일출도 선택지에 두면 좋을 것 같다. 

 

일출 후 우베인 다리의 모습

 내가 본 우베인 다리는 관광객의 것이 아니라 마을 주민들의 것이었다. 이 다리를 따라서 사람들이 운동을 하고 출근했다. 스님들은 삼삼오오 모여서 이 길을 걸어갔고 마을 주민들의 운동을 하며 지난 밤 안부를 묻는 것 같았다. 그리고 떠돌이 개들도 있었는데 아무렇지 않게 다리를 걸었고 사람들도 신경쓰지 않았다. 굉장히 서로 쿨한 모습이었다. 해가 뜬 후, 세상에서 가장 긴 다리를 건넜다. 1.2km라서 생각보다 꽤 걸렸다. 그리고 오토바이 기사 아저씨가 나를 내려준 곳에서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왕복을 해야 해서 시간이 더 걸렸던 것 같다. 다리는 세월의 무게 때문인지 군데군데 구멍이 난 곳이 있었다. 보기에는 좀 무서웠지만 막상 걸을 때는 괜찮았다. 170년 전 미얀마 사람들이 힘들게 지은 다리를 관광객인 내가 찾아와서 걷는 다는 사실이 좀 경이로웠다. 이 길을 걷는 미얀마 사람들에게는 일상이었겠지만 나한테는 특별한 순간으로 기억되었다. 그리고 전날 부처님께 꼭 예쁜 일몰을 보게 해 달라고 하면서 꽃을 바쳤는데 그게 이루어져서 더 뭉클했던 것 같다. 덕분에 미얀마의 마지막 날이 은혜롭고 기분 좋게 시작되었다. 

 

미얀마 어부의 고기잡이 & 미얀마의 물소들

 강에는 고기를 잡는 어부가 있었다. 해가 뜨기 전에는 어두워서 배가 하나도 뜨지 않았다. 다리를 건너며 둘러 보니 이미 배가 하나둘 뜨고 있었고 고기를 잡고 있었다. 그리고 한쪽에는 소와 닭이 있었는데 마을 주민들이 관리하는 동물들로 보였다. 아마 이 곳이 또 다른 미얀마인의 일터일 것이다. 다리 위에서 한국에 관심이 있는 스님과 잠시 이야기를 했다. 영어를 아주 잘 하셨는데 본인의 절에 놀러오고도 이야기해주셨다. 그 분 말씀이 지금 운동을 마치고 절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했다. 고요한 동네에서 아름다운 일출을 보며 평화로운 미얀마 사람들의 일상의 순간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었다. 이 순간이 너무 여유롭고 편안해서 가장 아름답게 기억에 남은 미얀마에서의 추억이 되었다. 한참을 우베인 다리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숙소로 돌아갔다. 

 

우베인 다리(Ubein Bridge)

Tip1. 다리 건널 때, 개똥 조심 :)

 

일출 전 우베인 다리에서 본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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