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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 완전하지 않아도 아름다운, 프람바난 사원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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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 완전하지 않아도 아름다운, 프람바난 사원

냉탱 2020. 4. 1. 11:00

세 번째 도시는, 족자카르타

 족자카르타는 자바 문화의 중심지이자 학문의 도시라고 한다. 하지만 여행객들에게는 그보다는 보도부두루 사원과 프람바난 사원으로 더 유명하다. 나 역시도 그랬다. 보도부두루 사원과 프람바난 사원 방문이 내 인도네시아 여행의 목적이었다. 그리고 이 두 사원만으로도 족자카르타를 방문할 이유는 충분하다고 본다.

 

족자카르타 여행자 거리인 말리오보로 거리와 여행자 인포메이션센터

 내가 족자카르타를 방문할 당시만 해도 이 도시가 관광지로 한국인들에게 유명한 곳이 아니었기 때문에 정보를 찾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여행자 인포메이션센터가 있다는 말리오보로 거리로 갔지만 내가 방문했던 날에는 보수 공사로 문을 닫았다. 그리고 문을 닫는다는 내용만 있을 뿐 대체 장소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에 대한 공지는 없었다.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을 하다가 쇼핑몰에 가면 현지여행사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 말리오보로몰에 갔지만 없었다. 어쩌지하고 계속 검색을 하다가 소스로위자얀 거리에 가면 여행사가 많다고 해서 찾아갔는데 실상은 3개 정도 있었고 3군데의 가격은 비교해봤는데 고만고만했다. 소스로위자얀 거리를 찾기까지 좀 헤맸는데 이 곳이 거리라기보다는 골목에 가까워서 계속 지나쳤기 때문이다. 이 곳에서 프람바난 사원과 보도부두루 사원에 가는 투어 프로그램을 구입하려고 했지만 프람바난 사원의 경우, 가려는 사람이 나 뿐이고 당일에 가려고 해서 너무 비싸 보도부두루 사원 일출 프로그램만 구입했다. 

 

 말리오보로 거리는 여행자 거리라기 보다는 여행자센터가 있는 거리라고 하는 편이 더 정확하다. 그리고 현지인들이 계속 나와 같이 사진을 찍으려고 했는데 그걸 보면 아무래도 여행자가 관광거리가 되는 곳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 들르는 바틱 상점마다 거기 손님들과 사진을 찍었던 것 같다. (현지인과 사진을 찍을 때, 주의해야 할 점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거리자체가 큰 편은 아닌데 기념품 상점들과 인도네시아 전통 의상인 바틱을 파는 가게들이 줄지어 있다. 전통 의상을 구입할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바틱 가게는 다 들어가 봤는데 이 날씨에 이거 입으면 더워 죽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두꺼웠다. 바틱을 입어서 그런건지 그냥 더워서 그런지 가게에서 일하는 분들이 바닥에 누워서 혹은 벽에 기대서 낮잠시간을 보내고 계셨다. 이 곳에서 결국 마음에 드는 바틱을 찾지 못해 티셔츠를 구입했는데 톡톡하고 편해서 아직까지 잠옷으로 편하게 잘 입고 있다. 

 

Tip1. 말리오보로 거리로 갈 때, 길이 막힐 경우에 "그랩 오토바이"를 이용하면 편합니다. 목적지를 정확하게 물어 볼 경우, 말리오보로 거리 맥도날드라고 하면 됩니다. 

Tip2. 여행사 및 게스트하우스를 가고 싶다면 소스로위자얀 거리에 가면 됩니다. 

Tip3. 바틱을 구입하고 싶다면 발리에서 구입하는 편이 좋습니다. 괜찮은 디자인이 제일 많습니다. 

 

내가 족자카르타에 오게 한 이유인 프람바난 사원

이번 여행의 목적이었던 그 곳, 프람바난 사원. 시내에서 거리가 꽤 되기 때문에 투어 프로그램을 구입하지 않으면 힘들 거라고 생각했지만 혼자서도 충분히 쉽게 찾아갈 수 있었다. 말리오보로 거리에서 1A 트랜스족자(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내려 베짝을 타고 사원에 무사히 도착했다. 베짝을 한 번쯤 타보고 싶었고 나의 방향 감각을 믿을 수 없었기 때문에 베짝을 탄 것이지 버스정류장에서 프람바난 사원은 도보 10분 정도로 가깝다고 한다. 

 

 프람바난 사원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싶어서 가이드를 신청했는데 신기하게도 한국어를 하시는 가이드분이 계셨다. 이 분은 일본어도 하시는 능력자 가이드 분이었는데 사원에 대한 설명보다는 1시간 내내 좋은 장소를 찾아서 빨리빨리 사진을 찍어 주셨다.(그래서 조금 정신이 없고 구경을 할 만한 시간이 별로 없었다.) 설명을 별로 듣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혼자왔음에도 다른 여행객에게 부탁하지 않고도 사진을 많이 찍을 수 있어서 나름 만족했다. 그리고 대기 시간 따위는 허용하지 않고 정말 빨리빨리 포토 스팟을 찾아서 사진을 찍어줬다. 다른 가이드 내용을 우연히 듣게 되었는데, 한국어 가이드를 신청하면 '사진' 위주, 영어 가이드를 신청하면 '설명' 위주인 것 같았다. 한 가지 불편했던 점은 나와 사진을 찍고 싶어하는 외국인들과 이야기를 하고 내 의사를 묻지 않고 사진을 같이 찍게 했다는 건데 한 두번은 괜찮았지만 여러번 반복되니 조금 짜증났다는 점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가이드 투어를 신청할 때, 미리 이야기를 해두면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리고 내가 갔던 기간이 라마단 기간이라서 가이드 아저씨가 본인 포함 가족들이 하루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저녁 먹기 위해 자신을 기다린다며(해가 없어야 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 45분 정도 이야기를 하고 빨리 가 버렸다. 그래서 어쩌면 빨리빨리했던 건 내가 타이밍을 잘못 맞춰 가서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Tip1. 가이드 투어를 신청할 때, 다른 여행객들과 사진을 찍기 원하지 않는다면 사전에 이야기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프람바난 사원은 시바 신을 모시는 사원으론 인도네시아에서 제일 큰 사원이라고 한다. 지진 및 화산 폭발의 영향으로 원래의 모습을 잃었지만 보수 과정을 거쳤고 지금도 아직 보수 중이다. 프람바난 사원에 사용된 돌들을 유심히 살펴보면 쇠가 박힌 돌들(오른쪽 사진)이 있다. 이 돌들은 보수 과정 중에 새로 만들어서 넣은 돌이다. 자연 재해로 타격을 입고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었을 때, 사람들이 돌을 가져가 집을 짓고 식민지 시절 도난당하면서 많은 양의 돌들을 잃어버렸고 현재로써는 찾을 방법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사진처럼 새로운 돌들을 복원 작업에 사용했는데 유네스코 문화유산에서 정한 비율에 거의 다달아(30%였던 걸로 기억하지만 확실하지 않습니다.) 더 이상 새 돌들을 사용하면 유네스코 문화유산 지정이 취소된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의 모습이 복원이 완료된 것은 아니지만 복원이 완료된 모습이라고 한다. 완벽하지 않아도, 그럼에도 프람바난 사원은 여전히 아름답다. 뾰족하고 높은 사원, 그 안에 자리잡은 각각의 신들, 신자들이 굳게 믿는 이야기를 가득 조각해놓은 사원의 벽들. 완벽하지 않아 아쉽지만 여전히 아름답고 이것만으로도 족자카르타에 방문할 이유는 충분하다.

 

(왼쪽) 프람바난 사원에서 보이는 공연장의 모습 (오른쪽) 라미야나 발레 공연장의 모습

가이드 아저씨와 헤어진 후, 프람바난 사원을 좀 더 둘러보며 일몰을 기다렸다. 멋진 일몰을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구름에 가려서 거의 볼 수 없었다. 솔직히 몰랐는데 중국인 관광객들이 소리지르는 걸 듣고 '뭐가 있나?' 하고 갔다가 해가 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일몰을 본 후에는 빨리 사원을 떠나야 한다. 사원이 문을 닫는 시간이기도 하고 가로등이 별로 없어 많이 어둡기 때문이다. 나는 나가는 길에 대한 안내도 없고 직원도 없어서 관광객들이랑 단체로 길을 잃었었다. 

 

 자바 전통 무용 공연이 보고 싶어서 말리오보로 거리 근처로 돌아가려고 했는데 알고보니 프람바난 사원 근처에도 자바 전통 무용 공연인, 라마야나 발레 공연이 있었다. 사원을 둘러보다가 가이드 아저씨를 통해서 알게 된 내용이었는데 가이드 아저씨가 가는 길을 친절히 설명을 해 주었지만 해가 지니 어둡고 무서워서 그냥 그랩을 타고 공연장으로 갔다.

 

공연장 배경으로 활용되고 있는 프람바난 사원의 모습

공연의 이름인 라마야나는 라마 왕자의 일대기라는 의미인데 자바 전통 무용과 인도네시아 전통 음악으로 공연이 진행된다. 그리고 실제 프람바난 사원에 조명을 비춰 공연의 배경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공연장만 봐도 너무 아름답다. 공연의 내용은 사랑하고 싸우고 화해하는 내용이었는데 라마야나 이야기를 몰라도 음악이나 무용만으로도 충분히 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다. 특히 갈등이 있을 때의 음악은 정말 긴장감이 있었다. 인도네시아 악기와 음악, 전통 무용이 나에게는 생소한 것이었기 때문에 정말 신기하게 다가왔고 너무 매력이 있었다. 우연히 알게 되어서 가게 된 곳이지만 이 곳에서 공연을 본 건 너무 잘했다고 생각한다.

 

Ramayana Ballet at Prambanan : http://visitramayana.com/

 

Tip1. 프람바난에서 일몰 감상 후, 근처에서 저녁을 먹고 공연장으로 가는 일정이 좋습니다. 

Tip2. 티켓을 구입하면 공연장에서는 음료를 제공합니다. 

Tip3. 모기 스프레이를 꼭 챙겨 가는 것이 좋습니다.

Tip4. 공연 내용은 매일 다르기 때문에 에피소드인지 전체 내용인지 확인하고 가는 것이 좋습니다.

Tip5. 공연 후에는 공연장에서 제공하는 차보다 그랩을 타는 것이 빠르고 더 저렴합니다. (공연장 차량은 비싸고 다른 손님들 호텔들에 들르기 때문에 내가 언제 내릴 지 알 수 없습니다.)

Tip6. 일찍 가면 인도네시아 전통 악기 체험 및 연주자들과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Tip7. 마지막에 공연을 한 배우들과 무대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데 가이드가 일본, 인도 등 패키지 관광객들 사진을 찍느라 시간 소요가 많이 되기 때문에 사진을 찍고 싶다면 빨리! 행동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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