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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미얀마

여행지에서 만난 낯선 이가 주는 편안함

냉탱 2020. 12. 4. 08:30

  나는 혼자 여행가는 것을 좋아한다. 혼자 여행을 가는 것에 대해 한국 사람들에게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것 같다. 혼자 여행을 간다고 하면 외롭다던가 위험하다던가 친구가 없냐는 이야기까지 듣는다. 미얀마 여행을 갈 때, 친구들에게 물어 봤지만 선호받는 여행지가 아니었기 때문에 같이 가고 싶어하는 친구가 없었다. 그래서 혼자 가기로 했는데 당시에 회사 동료들에게 괜찮겠냐는 걱정어린 시선과 차라리 다른 곳을 가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혼자 여행하는 것이 왜 이렇게 걱정받을 일인지 모르겠지만 여러 명이 여행을 가도 조심하지 않으면 위험한 건 매한가지라고 생각한다. 나는 혼자 여행을 생각하면 장점만 생각이 난다. 첫 혼자 해외 여행은 대만이었는데 우려만큼 위험하지도 않았고 재미있었으며 무엇보다도 편했다. 그 후로 종종 혼자 여행을 간다. 혼자 여행의 장점은 동행과 상의할 필요가 없으니 내가 가고 싶은 곳, 먹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을 내가 원할 때 마음대로 할 수 있다. 또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평소에 정리할 수 없었던 생각을 정리하고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 그리고 이번 포스팅에서 말하고 싶은 장점으로 여행지에서 만난 낯선 이와 쉽게 친해지고 또 멀어지며 가까운 사람에게도 말 못하는 이야기를 편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만달레이 투투식당

 밍군에 도착하기 직전에 혼자 관광을 온 한국인을 만났다. 밍군에서 돌아다니는 동안, 서로 사진을 찍어주면서 조금 친해졌고 만달레이에 돌아가서 같이 점심을 먹기로 했다. 이 분은 미얀마에 출장을 자주 오는 분이라서 맛집과 좋은 가게들을 알고 계셨고 나에게 만달레이에 대한 팁을 주셨다. 그래서 가게 된 투투 식당인데 낯선 음식인데도 까다로운 나에게 잘 맞았다. 맛있어서 배가 터질 때까지 먹었다. 식사를 하며 미얀마에 어떻게 오게 되었는 지, 내가 왜 싱가포르에서 살고 있는 지와 같은 서로에 대한 사적인 이야기를 했다. 가까운 사이의 친구에겐 아무래도 여러 번 생각하고 걸러서 하는 이야기인데 어차피 오늘 보고 서로 안 볼 사이니까 서로의 대나무숲이 되었다. 그 분은 대기업 퇴사 후, 미국 생활 그리고 쉽지 않았던 가족 문제까지 이야기하셨고 그 덕분에 나도 내가 요즘 고민하고 있는 것들에서 자연스럽에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서로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 지 모르지만 문제에 대한 의견과 생각을 공유했다. 사실 가끔은 누군가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된다. 그리고 그런 문제들을 털고 일어날 수 있는 힘이 된다. 그래서 낯선 곳에서 철저히 혼자가 되어 아무런 기준 없이 낯선 사람을 만나는 것이 조금 두렵지만 한편으론 편하다.  

 

Mandalay Too Too Cuisine

주소 : 27th Street, 74th X 75th Streets, Chanayethazan Tsp, Myanmar (Burma)

영업 시간: 오전 8시 - 오후 9시 (평일 & 주말, 공휴일 제외)

 

미얀마의 마지막 밤에 받은 네일 & 마사지

 저녁에는 양곤에서 만난 싱가포리언 친구와 마사지샵을 갔다. 이 마사지샵은 밍군에서 만났던 분이 추천했던 곳인데 가격도 저렴하고 만족스러웠다. 보통 중국인 출장객이나 관광객들이 와서 네일이나 마사지를 받고 가는 것 같다. 싱가포리언 친구는 미얀마에 도착한 둘쨋날 만났 는데 서로 코스가 엇갈렸지만 계속 연락하고 정보를 공유하면서 여행의 도움을 받았다. 계속 일정이 어긋나서 못 만나다가 떠나기 하루 전 날에야 마침내 만났다. 그리고 같이 마사지와 네일을 받으러 갔다. 싱가포르에 산 다는 이유만으로 가까워져서 계속 연락하고 만난 지 두 번만에 같이 마사지를 받으러 갔다. 나는 낯을 가리는 편이지만 여행지에서는 사람과 쉽게 이야기하고 친해질 수 있다. 상대가 나를 평가하기 때문에 이미지를 관리해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네일을 받으면서 서로 어떤 일을 하는 지와 싱가포르 생활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이 친구와는 싱가포르에 돌아와서 한 번 점심 약속을 했었다. 당시에 일이 생겨서 못 만났는데 그 후로 SNS 친구로 남아서 가끔 이야기를 한다. 

 

Innwa Health & Spa

주소 : Chanayethazan, Myanmar (Burma)

영업 시간: 오전 11시 - 오후 11시 (평일 & 주말, 공휴일 제외)

www.innwaspa.com/

 

미얀마에서 마지막으로 먹은 샨누들 & 과일 주스

 마사지를 끝으로 일정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갔다. 다음 날은 느즈막히 일어나서 비행기를 타러 공항에 갔다. 만달레이 공항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면세점은 작았지만 미얀마 현지 음식을 파는 깔끔하고 좋은 식당들이 있었다. 마지막으로 샨 누들을 먹고 미얀마 돈을 다 쓰기 위해 쇼핑을 하고 무사히 싱가포르로 돌아 왔다. 열기구를 타지 못 해서 아쉬움이 남지만 기회가 되면 다시 올 수 있겠지라고 생각하며 미얀마 여행을 무사히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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