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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골드코스트] 서퍼스파라다이스에 혼자 가서 둘이 저녁 먹은 날

냉탱 2021. 11. 9. 19:21

 골드코스트의 둘쨋날에도 날씨가 별로 좋지 않았다. 서핑은 못 하더라도 해변은 한 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에 Sufers Paradise Beach으로 갔다. 당시 예약했던 한인민박에서 걸어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웠는데 비도 많이 불고 바람도 거세서 걸어가는데 조금 애를 먹었다. 도착했을 때, 날씨 때문인지 해변엔 사람이 별로 없었다. 나처럼 관광객이 해변을 걷고 있거나 서핑 수업을 듣는 사람 1명과 강사 1명이 있었다. 서핑 수업을 하는 것을 보면 나도 들을 걸 그랬나 싶었다. 몰랐는데 비오는 날, 서핑 수업을 듣는 게 왜인지는 몰라도 좋다고 한다. 그래도 날이 너무 추워 곧 안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날씨가 좋을 때, 좀 더 길게 골드코스트에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바람도 너무 불고 딱히 할 것도 없어서 옆에 있는 사람한테 말을 걸었다. 평소에는 친구한테도 말을 잘 안 거는데 여행만 가면 용감해지는 것 같다. 옆에 있던 사람은 일본 사람이었다. 여행지에서 처음 만났으니 당연하게 서로의 사진 촬영을 도와줬다. 그리고 커피를 마시고 밥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이 친구는 일본에서 바리스타였는데 호주에 커피 투어를 하러 왔다고 했다. 일본 사람과 만나면 일본어나 영어로 이야기할 것 같지만 우리는 중국어로 이야기했다. 이 친구는 대만의 게스트하우스에서 1년정도 일한 적이 있어서 중국어를 잘했고 호주에서 어떻게 혼자 커피 투어를 할 건지 이해가 되지 않게 영어를 하나도 못했다. 나는 다 잊어버린 중국어를 소환하느라 밥을 먹기 전부터 조금 피곤해졌다. 그래도 어색한 와중에 어떻게 저떻게 이야기를 해서 저녁 메뉴도 식당도 정했다. 

 

비가 안 왔으면 뷰가 정말 좋았을 것 같은데...

 

 우리가 간 식당은 아마도 허리케인 그릴로 추정된다. 서퍼스 파라다이스 근처 식당을 검색해보니 비슷한 식당으로 허리케인 그릴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 곳은 다른 포스팅들을 보면 대기 시간이 있는 맛집 같은데 내가 갔을 때는 우리가 첫 손님이었다. 식사 중에 두 테이블정도 손님이 더 오긴 했다. 아무래도 시간대가 이르고 날씨가 안 좋아서 사람이 없었던 게 아닐까 싶다. 날씨운도 서핑운도 안 좋았지만 식당운과 메뉴운은 좋았던 날이었다. 안 좋은 게 있으면 또 좋은 게 있는 거니까. 나와 일본인 친구는 어색한 와중에도 우리가 시킨 립 사이즈에 놀라서 이야기도 잘하고 밥만 잘 먹었다. (립도 고구마 튀김도 너무 맛있어서 추천한다.)그리고 식사 후에는 같이 아이쇼핑도 했다. 이 때 딱 한 번 만났는데 아직도 이 친구랑 인스타그램으로 가끔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해외에 살면서 친하게 지내던 친구들과도 가끔 연락하는데 이렇게 단 한 번 만난 사람과도 가끔 연락하는 걸보면 인연이란 참 신기하다. 

 

우리를 놀라게 했던 진짜 큰 립

 골드코스트의 일정이 짧기도 했고 날씨가 좋지 않아 별로 한 게 없어서 많이 아쉬웠다. 그래도 싱가포르에서 가까운 편이니까 코로나만 끝나면 날씨가 좋을 때, 주말만이라도 다시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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